경주시가 최근 건설 중인 내남면 노곡천 교량이 공사 과정에서 다리 중앙의 상판이 내려앉는 등 붕괴 위험에 처하고 있다. 특히 이 사업은 마을 주민들을 위한 재해복구 및 예방사업이지만 주민 편의를 배제하고 시공 과정에서 오히려 건설사고 위험까지 불러일으켜 눈총을 받고 있다.노곡 소하천 재해복구사업은 경주시가 노곡리 일원의 소하천(4410m) 정비와 함께 교량 4개 및 배수구조물 19개를 설치하는 공사로, 지난해 4월 시공사에 발주해 진행 중이다. 예산은 보상비를 포함해 90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량 건설 사업비로 9억7000만원이 투입됐지만, 교량 4곳 중 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해 9월 교각 위에 거더(교량의 보를 지지하는 상부구조물)를 앉히고 콘크리트를 부어 굳히는 과정에서 상판 중심부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밑으로 내려앉아 공사가 전면 중단됐고, 급기야 붕괴 위험까지 우려되면서 현재 다리 하부에 받침대를 설치해 붕괴를 막고 있다. 이처럼 교량건설이 사고 위험으로 까지 이어지면서, 교각 위에 거더를 얻어 교량을 건설하도록 하는 거드 공법이 잘못 적용된 것이라는 지적과 다른 3개 교량에서도 언제든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공사를 맡은 건설업체측은 "사용된 거더는 신공법이 적용된 특허제품으로 정확한 꺼짐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했다.더욱이, 주민들은 애초에 공사 설계부터 잘못돼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곡리 주민 박모씨는 "공사 중인 다리의 높이를 보면 인접한 도로 바닥보다 2m 이상 높아 2차선 도로에서 차량으로 다리를 건너기 위해서는 크게 회전을 하며 오르막을 올라야 하는데 불편하고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교량 높이를 조금 낮추는 것도 안된다고 하고, 교량의 폭에 맞춰 교각을 세워 달라는 것도 안된다고 했다"면서 "이런 불편한 다리를 왜 놓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교량은 하천기본계획에 따라 재해 예방을 최우선으로 설계를 했고, 다리 높이는 공사전에 마을 주민들에게 설명을 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거드 꺼짐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에 교량은 재시공을 할 것이며, 공사 감독을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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